[동아일보]



가천대 금융수학과 - 금융산업 이끌 실무형 금융인재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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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현 가천대 금융수학과 교수가 ‘인성 세미나’ 수업에서 학생들과 토론하고 있다. 가천대 제공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이끌어 나갈 금융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도현 가천대 금융수학과 학과장은 “강력한 수학의 논리, 첨단 IT 실력, 그리고 금융공학으로 연마된 실무형 금융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보통 대학원 과정에서 다루는 금융수학을 학제 개편을 통해 학부에서부터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성화 학과인 금융수학과는 1984년 수학과로 출발해 수학정보학과, 수리과학과, 수학금융정보학과를 거쳐 2015년 지금의 학과 명칭으로 바꿨다. 소속 단과대도 IT대에서 경영대로 옮겼다. 

박 교수는 “순수 수학만 하는 것보다 수학을 밑바탕으로 금융과 IT 분야 실무능력을 키우면 취업이 잘 되고 진출 분야도 넓어진다”며 “논리의 기본인 수학을 다루지만 고난도 수학을 추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내외 금융권에서 10년간 활동한 경력이 있는 파생상품 이론 및 실무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연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산업공학 석사, 미시간대에서 1호 금융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에서 글로벌 은행인 UBS 인턴을 거쳐 헤지펀드에서 트레이드 전략을 위한 데이터 분석, 파생상품 설계 등의 일을 했다. 그러다 국내로 스카우트 돼 한국투자증권에서 퀀트팀장으로 일하며 그동안 외국에서 수입해 쓰던 주가연계증권(ELS)을 만들었다. 이어 하나대투증권, IBK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에서 파생상품 운용을 맡다가 2014년 가천대로 옮겼다. 

박 교수는 “미국 수학자가 헤지펀드를 세워 수학의 논리력을 바탕으로 세상의 변화를 예견한 뒤 자산을 운용해 엄청난 돈을 버는 것을 보고 금융수학을 전공하자고 생각했다”며 “모티브를 제공한 사람은 제임스 사이먼스 르네상스테크놀로지 명예회장이었다”고 회고했다. 

박 교수는 교육부의 수도권 특성화사업(CK-2)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금융미드필더사업단의 단장도 맡고 있다. 수학과 통계, IT를 접목해 금융 전문가를 양성하는 금융미드필더사업단에는 금융수학과와 응용통계학과가 참여하고 있다. 

박 교수가 전공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 꼽은 제임스 사이먼스 미국 르네상스테크놀로지 명예회장이 서울에서 열린 ‘2014년 세계수학자대회(ICM)’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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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여 가천대 총장과 교무위원들이 금융수학과 실습실인 가천금융센터 개관식에 참석해 학생들과 시범 강의를 듣고 있다. 가천대 제공


금융업계에서 ‘전설’로 불리는 사이먼스 명예회장은 “수학은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며 “수학적 배경이 있는 사람은 특히 주식, 채권 등 금융시장에서 많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수학과를 마치고 UC버클리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사이먼스 명예회장은 23세 때 하버드대 수학과 교수로 임명됐다. 1974년 중국 수학자 천성선 박사와 ‘천·사이먼스 이론’을 발표해 미국수학협회가 주는 ‘오즈월드베블런상’을 받았다. 

촉망받는 수학자이던 그는 교수직을 그만두고 1976년 월가로 진출해 1982년 헤지펀드 운용사인 르네상스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대표 펀드인 메달리언펀드는 연평균 30%를 웃도는 수익률을 내 주목을 받았다. 2005년부터 3년간 세계 펀드매니저 가운데 연봉 수입 1위를 차지했다. 포브스는 재산이 13조 원에 이르는 그를 세계 부자 순위 88위에 올렸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는 금융인이 아닌 수학과 통계학 전문가를 뽑아 금융 모델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이먼스 명예회장은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펀드의 자세한 원리는 영업비밀이라 밝힐 수 없지만 핵심은 데이터”라며 “기업 실적과 주가 등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보고 이를 기반으로 매매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계에서 많은 일이 통계와 수학에 대한 지식을 필요로 한다”며 “리스크 관리와 상품 기획, 채권시장부터 주식시장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일에 수학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계에서 수학 지식을 갖춘 인재의 몸값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수학과 관련 있는 분야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구글의 검색엔진도 수학적 알고리즘을 활용한 것이다. 

가천대 금융수학과는 실무형 금융인재를 키우기 위해 기존 어떤 학부 과정과도 비교할 수 없는 ‘현장 실무형 커리큘럼’을 만들어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재학생의 관심과 금융업계의 수요를 반영해 금융계의 화두로 떠오른 핀테크를 3학년 과목으로,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중요성이 크게 높아진 금융IT보안을 4학년 과목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설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또 원호연 로커스캐피탈파트너스 대표, 최재원 일리노이대 교수, 이길승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등 전문가를 초빙교수로 임명해 현장의 최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수학과는 2학년까지 수학과 IT 위주의 공통과목을 수강하고, 3학년부터 금융과 수학의 세부 특화 전공으로 나누어 스스로 진로를 선택하게 한다. 전 학년에 IT 관련 과목을 배치해 세부 전공에 관계없이 IT 실력을 쌓게 만든다. 전공과목은 영어 강의를 통해 글로벌 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IT대학 및 글로벌경영학트랙과의 전공과목 교차 수강을 통해 융합지식도 익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가천대는 학생들에게 최고의 금융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2015년 4월 가천금융센터를 개관했다. 가천금융센터는 금융프로그래밍, 금융공학, 금융IT보안 등의 과목을 강의하는 공간이자 모의투자 동아리, 금융창업 동아리, 금융 블로그 경진대회 등의 학생 활동을 지원하는 실습공간으로도 쓰이고 있다. 

가천금융센터는 아이맥 52대, 애플TV 2대, 대형 전자칠판 2개, 서버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인터랙티브한 교육 환경을 제공한다. 수업시간은 물론이고 학생 활동 때도 금융정보시스템, 블룸버그, 경제TV 등의 뉴스를 스트리밍을 통해 실시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주식과 채권, 곡물과 석유제품 가격이 책에서 배운 대로 움직이는지를 수치 변화를 보며 곧바로 파악할 수 있다. 전자칠판에 금융시장 자료를 올려 여러 사람과 공유할 수 있고, 질문을 올려 바로 토론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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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특성화사업단인 금융미드필더사업단 학생들이 한국거래소를 찾아 현장 실습을 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가천대 제공


가천대 금융수학과의 2015학년도 입학정원은 40명이었다. 수시로 30명, 정시(나군)로 10명을 선발했다. 수시 입학경쟁률은 △학생부 우수자 전형 7.4 대 1 △학생부 적성 우수자 전형 15.7 대 1 △가천프론티어 8.7 대 1이었다. 정시 입학경쟁률은 8.0 대 1. 

입학생 가운데 수능 평균 성적이 1.6등급 이내인 학생에게는 입학금을 포함해 4년간 등록금 전액과 월 30만 원씩 장학금을 지원한다. 단, 장학금을 계속 받으려면 입학 후 학기당 15학점 이상 이수하고 학점은 3.5점 이상(만점 4.5점) 받아야 한다. 또 정시 최초 합격자 중에서 수능 성적이 2.0등급 이내인 학생에게는 1년간 입학금을 포함해 등록금을 면제해 준다. 

유학과 취업 지원 제도도 운영한다. 평균 학점 4.3 이상을 받은 졸업생이 아이비리그 수준의 해외 명문대 대학원 박사 과정에 진학하면 3년 이내에서 매년 3만 달러를 지원한다. 학부 3학년생 가운데 평균 학점이 4.3 이상인 성적 우수자가 하와이가천글로벌센터로 단기 해외 유학을 갈 경우에도 경비를 지급한다. 

평균 학점이 4.3 이상인 3, 4학년 학생에게는 여름방학 기간을 활용해 금융회사에서 인턴으로 현장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특전도 준다. 2015년 여름방학 때는 재학생 5명이 증권사, 선물회사, 금융정보제공회사 등에 인턴으로 취업했다. 평균 학점이 4.3 이상인 성적 우수 졸업생이 취업을 원하면 산학협력 기업을 포함한 국내외 금융회사, IT기업 등에 100%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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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호연 로커스캐피탈파트너스 대표가 가천대 금융수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투자은행에 대한 특강을 하고 있다. 가천대 제공

금융수학과 4학년 이지영 씨는 “고교 때 수학을 좋아해 수학과에 입학했는데 3학년 때 학제 개편에 따라 금융 관련 과목을 새로 접한 뒤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에 취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수업시간에 모의투자 등을 통해 금융회사에서 실제로 하는 일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게 우리 과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2014년 겨울방학 때 학교의 알선으로 선물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 그는 “실제 금융회사에서 일하며 회사 분위기와 일 처리 과정 등을 배울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됐다”며 “특히 컴퓨터 자격증보다 엑셀 문서작업 같은 실무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성남= 김상철 콘텐츠기획본부 전문기자(동아일보 대학세상 www.daes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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